치킨을 배달하다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50대 가장의 딸이 배달 앱을 통해 항의하는 고객에게 쓴 답글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2020년 9월1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을왕리 음주운전 사망사고 딸이 남긴 리뷰'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배달의 민족 앱을 캡처한 리뷰가 담긴 사진에는 "배달 시간은 한참 지나고, 연락을 받지도 오지도 않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늦은 시간 못 오면 못 온다고 연락도 없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객의 항의가 담겼습니다..
이에 고인의 딸은 "OO님, 우선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 딸입니다. 손님분 치킨 배달을 하러 가다가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했습니다"라며 "치킨이 안 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슬픔을 억누르며 담담하게 글을 쓴 딸의 글에 누리꾼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전 0시 53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의 한 호텔 앞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던 A 씨가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정면으로 들이받으며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충격적인건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수욕장 주변 숙박업소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더욱 충격적인건 당시 술에 취한 가해자들이 사고 현장에서 변호사를 먼저 찾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인 치킨집 사장 B 씨는 크게 다쳐 소방대원에게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고 합니다.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은 B 씨의 딸은 이날 오전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9월 9일 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습니다.
청원인은 아버지의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새벽 저희 아버지는 평소처럼 치킨 배달을 하러 가셨다.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며 “배달을 간 지 오래됐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저희 어머니는 가게 문을 닫고 나섰다. 그 순간 119가 지나갔고 설마 하는 마음에 저희 가게에서 2㎞ 근방에서 저희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남겨진 구급대원에게 어머니는 오로지 한 가지만 물어봤다. ‘의식이 있나요. 의식이 있나요. 의식이 있나요’. 대답을 해주지 않는 구급대원을 보고 이미 저희 어머니의 세상은 무너졌다”며 “경찰의 도움으로 정신없이 구급차를 쫓아갔다. 근처 큰 병원으로 간다던 구급차가 우회하여 인천 소재 대학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냥 제발 장애가 있어도 되니까 살려만 주세요’ 계속 빌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받아주지 않았다. 그대로 영안실로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청원인은 아버지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다가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확인했다”며 “정말 우리 아빠가 맞을까. 하얀 천으로 돌돌 말려있는데 피가 너무 많았다. 얼굴을 들쳐봤는데 진짜 우리 아빠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 출석 당시 가해 차량 운전자를 봤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경찰서에 갔는데 작은 방에서 어떤 여자가 하염없이 울고 있더라. 순간 감정이 올라오는데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했기에 참았다. 직접 가해 차량 블랙박스까지 확인했다. 저 멀리서 오토바이 불빛이 보였고 아빠 얼굴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엄중한 수사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대로만 수사 부탁드린다”며 “경찰 측에서는 경찰이 원하는 진술만 확보했다. 제가 궁금한 것은 하나도 해소하지 못했다. ‘우리 아빠가 죽었는데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닌가’라는 의심에 경찰이 미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제발 제발 최고 형량 떨어지게 부탁드린다”며 “아무리 실수여도 사람이 죽었고 7남매 중에 막내가 죽었다.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 아빠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서 배달하신 게 아니다. 본인 가게니까 책임감 때문에 배달하셨다. 배달 알바 쓰면 친절하게 못 한다고, 한계가 있다고, 본인이 갖다 줘야 한다고.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이 없다. 제발 마지막으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서 미꾸라지로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11시50분 기준 20만명이 동의하며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편, 해당사고는 지난 9일 새벽 인천광역시 중구 을왕동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2차로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날 인천 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인 '윤창호법'을 적용해 음주 운전자(A 씨)에 대해 위험 운전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현재 원본 리뷰는 삭제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해당 사고를 낸 벤츠녀 여성에 대한 신상을 밝혀 달라는 청원도 등장하는 상황입니다. 아직 해당사고를 낸 가해자의 신상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는 근처에서 아내와 함께 치킨집을 운영하던 50대 가장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줄고 심야엔 가게에서 영업도 못하게 되자 비바람을 뚫고 직접 배달에 나섰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링크입니다. 해당 글은 오는 10월 10일 청원 동의가 마감됩니다.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합니다.
www1.president.go.kr/petitions/59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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